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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s-Graphy

2021.12.9 ⎯ 12.23
장규돈

전시개요

⋄  전시명 : Chaos-Graphy

⋄  참여작가 : 장규돈

⋄  전시기간 : 2021. 12. 9.(목) ~ 2021. 12. 23.(목)

⋄  전시장소 :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풍로 315)

⋄  관람시간 : 평일 10:00 - 18:00 | 주말 및 공휴일 동일ㅣ휴관일 없음

⋄  관람료 : 무료


⋄  후원 : 충청남도, 충남문화재단

전시내용

1. 올해 여름에 체험한 바다에서의 경험은 내 작업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다. 나는 작업실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인 만리포에서 서핑강습을 20일정도 받았다. 평소에는 잔잔한 파도에서 가능한 연습을 하지만, 결국에는 제발 큰 파도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래서 파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서해라는 비교적 좁은 바다가 얼마나 큰 파도를 품을 수 있는지 등을 따지며, 새삼스럽게 바다에 대해서 집요하게 생각했다. 파도가 거품으로 부서지기 전에는 조용히 잠재적 에너지-물결로 존재하다가 육지의 지형과 가까워지며 파도로 현실화하는 것처럼 보여서, 파도는 내게 ‘잠재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모델이기도 하다. 막상 2m 정도의 큰  파도가 오는 날에는 서퍼들이 파도를 기다리며 떠 있는 라인업에 가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는다. 큰 파도에 잘못 걸려 휩쓸리면 다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할 정도로 나뒹굴며 당황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살은 파도보다 질기다. 운이 좋은 어떤 날은 이른바 꿀파도가 들어오는 날이었는데, 그날은 더 운이 좋게 색이 고은 일몰을 감상하면서 서핑을 할 수 있었다. 일몰을 보며 황홀해하다가 잠시 그 강렬한 색채의 빛이 살을 통과하는 상상을 하거나 살이 녹는 상상을 한다. 실제로 일몰을 바라보며바다에 떠있을  때, 충만한 만족감에 녹아내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여하튼 자연이 만드는 무한한 파도 중 유일한 하나를 골라잡아서 결합한다는 점에서 서핑은 그림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마치 바다가 바람을 받아들여 다양한 높이의 파도를 생성하듯이, 화면에 그린 온갖 종류의 표현들이 얼굴들로 나타나길 원한다. 어떤 얼굴은 평온하고 잠잠하지만 곧 어떤 얼굴은 혀의 뒷면과같은 생물적 면모가 잔인한 정서와 함께 전면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파도가 무언가에 부딫쳐서 스플래쉬를 일으키듯 화려하게 얼굴을 그리려 한다.

2. 포토그라피가 사물로부터 반사된 빛을 기록해서 사물을 그려(graphy)내듯이, 내 그림에서 대상을 휘감은 혼란한 표현(Chaos)은 그 대상에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를 그려낸다(graphy). 내 그림에서 카오스는 ‘생성’과 관련한 어떤 표현할 거리를 생산한다는 점에 중요성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림의 모든 대상, 시간마저도 유동성을 지니듯 표현한다. 나는 재료의 우연적 특성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이에 의존해 인물의 형상을 그린다. 또한 형상을 그리는 과정에서 카오스 또한 드러난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 주목하고자 전시명을 ‘카오스 그라피’라고 지었다. 한편, 코스모스 꽃잎의 분홍색에 매력을 느끼고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는데, 꽃 이름 때문인지 그 분홍색이 우주(cosmos)의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후로 나는 색이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흥미를 가졌다. 나는 형상을 그리는 과정에서 색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여 사용하였다. 어떤 대상을 묘사하는 역할에 색을 제한하지 않고, 색이 자체로 대상을 구성하는 물질, 피와 살처럼 느껴지도록 그린다. 색은 곧 형상이라는 직접적인 관계를 구성함으로써 색이 지닌 고유한 특성을 밝히려 한다. 색은 확실히 질서의 편인 코스모스 쪽에 있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그림의 진행 상태에서 질서를 찾게 도와주는 것은 색이다. 어떤 색을 고르면 그 색을 가지고 그림에 생기를 주었던 경험들이 떠오른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색은 질서의 조짐을 화면에 부여한다.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협동은 분자적 차원의 미세한 안료의 조절로 이어진다. 그림 속 인물 형상의 살을 표현하는 자리에 위치한 무질서(chaos)와 질서(cosmos)는 상호 침투하되 중화되지 않도록 작가의 의도적  표현, 붓질을 줄이려고 노력하였다. 생성의 야생적 측면을 유지하고자 부정확하지만 선별된 표현으로 나는 무제약적이면서 창조적인 세계 속의 삶, 인간을 그리려고 한다.

작가약력

장규돈

1986년 충청남도 서산 출신으로 2011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부 졸업 및 2017년 동대학원 서양화과 석사를 졸업했다. 미대를 다니면서 다양한 매체를 통한 표현 방식을 경험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본인의 성향이 그리기에 맞는다는 것과 본원적 욕망이라는 주제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하며 작품의 주제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인 작품에 대한 논문을 완성하였다.
현재는 서울에서 활동을 하다가 보다 큰 공간과 시간을 할애하고 싶은 마음에 고향에 작업실을 짓고 2015년부터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본인과 마음이 맞는 작가들과 전시를 기획하여 < 초상을 위한 습작 >, < 스파티움 >전에 작품을 발표하는 등 다수 참여했다.

장규돈, 서 있는 형상 1 Standing Figure 1, 2021, Oil, dammar resin, and tempera-emulsion on wood, 178x122cm

장규돈, 서 있는 형상 2 Standing Figure 2, 2021, Oil, dammar resin and tempera-emulsion, 178x122cm

장규돈, 바다의 세 형상 Three Figures in the sea, 2021, Oil, dammar resin and tempera-emulsion on wood, 170x173cm

장규돈, 얼굴 10 Head 10, 2021, Oil and dammar resin on wood, 39 x 4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