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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개인전 :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
2022.6.9 ⎯ 2022.7.10
동양장 B1, 동양장 Window
정정엽
전시개요

⋄  전시명 :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 Women fond of walking on the road

⋄  참여작가 : 정정엽

⋄  전시기간 : 2022. 6. 9.(목) ~ 2022. 7. 10.(일)

⋄  전시장소 : 동양장 B1, 동양장 Window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로 111번길 30-10 지하 및 1층)

⋄  관람시간 : 10:00 - 18:00 | 휴관일 없음

⋄  관람료 : 무료

⋄  주최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  주관 : 동양장 B1,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부대행사

‌오프닝과 토크(샛길수다)

 ⋄  일시 : 2022. 6. 17 (금) 16:00~

 ⋄  장소 : 동양장 B1

 ⋄  참가비 : 무료

 ⋄  신청 : 별도 신청 없이 참여 가능

 ⋄  패널
     - 강성은 (전시기획자)
     - 김희라 (작가)
     - 정정엽 (작가)
     - 조영주 (작가)

 ⋄  내용 : 이번 전시에서 정정엽은 동시대 여성의 인물을 그린 작품을 선보인다. 정정엽이 그린 인물은 작가와 오랜 친분을 나눈 사람도 있고 일면식도 없지만 깊은 교감을 나눈 사람도 있는 동시대적 우정을 나눈 실존하는 여성들이다. 전시 작품 속 주인공들을 초대해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작가와의 인연, 교감의 순간, 그리고 여성의 삶에 관한 난상 토론을 진행한다.
전시내용

여자는 ‘집’보다 ‘길’을 좋아한다.

정정엽 개인전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는 2021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개최한  ≪걷는 달≫ 전시의 일부를 동양장 B1과 동양장 윈도우 공간에 맞추어 구성한 전시다.  ≪걷는 달≫은 정정엽의 작업 중 여성의 존재 자체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 인물을 그린 작품들로 구성한 전시로 여러 시기에 걸쳐 제작한 다양한 인물을 그린 작품을 전시했다.¹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는 그중 작가가 최근에 작업한 여성의 몸짓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전시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자는 독립적인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삼종지도(三從之道), 여필종부(女必從夫)와 칠거지악(七去之惡)과 같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에게 귀속된 존재로 여겼으며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와 같은 말로 여자의 주체적인 삶을 부정해왔다. 여성에 대한 인식은 변화하고 있지만 오랜 유교적 전통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여전히 남아있다. 결혼한 남자가 그 부인을 지칭할 때 흔히 ‘집사람’이라는 단어를 쓴다. '집사람'은 남자는 집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집 안에서 일한다는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단어인데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집 밖’에서 일하는 경우에도 구분 없이 사용하곤 한다. 전시 제목에서 ‘길’은 이렇게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규정하는 ‘집’이라는 단어와 대립한다.
 
정정엽은 이전에 ‘집사람’으로 사는 여성의 실존을 다룬 바 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취업공고판 앞에 서 있는 결혼한 여성을 그린 < 집사람 >(1991), 두 손 가득 장을 봐서 들고 가는 여성 군상을 그린 < 식사 준비 >(1995), 비치는 천에 여성의 실루엣을 그려 겹쳐 걸어 놓은 작업을 했던 < 집사람 >시리즈(2000~2018) 등이 있다. 정정엽은 이 같은 작업에서 ‘집사람’의 당당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그렸다.
 
‘집’을 떠나 ‘길’을 나선 이들의 몸짓은 더욱더 주체적이며 한껏 자유롭다. 작품 속 인물은 배경과 분리되지 않은 듯 조화를 이루며 화면 전체를 지배한다. 미술관에서 카페에서 바닷가에서 그리고 빗속을 행진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 평범한 모습에 시선을 주고 공감하는 태도는 여성의 삶과 존재에 대한 작가의 오랜 성찰의 작업이며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여성에 대한 작가가 연대하는 방식이다. 정정엽은 전시 도록 『걷는 달』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여성의 삶은 길 없는 길을 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전범(典範)이 없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알려지거나 특별한 발자취를 남긴 여성뿐만이 아니라 모든 평범한 여성이 걷는 길이라는 것이다.
 
정정엽은 일찍이 비판적 시각을 장착하고 노동운동과 미술운동을 통해 약자의 편에 서서 모순된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 여정에는 ‘여성’이 존재해 왔고 그것은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닌 자기 내면으로부터 출발한 시선 그 자체다.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에 전시된 작품은 작가의 눈에 비친 여성이지만 동시에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고 이 작업을 바라보는 관객의 모습이기도 하다.
 
재미있게도, 정정엽이 그린 길을 떠난 여자를 그린 그림들은 집을 떠나 여행하는 사람이 잠시 머무는 곳인 ‘동양장’ 전시 공간에 전시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있기를 바란다.


글 ㅣ 강성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1  정정엽 개인전  ≪걷는 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의 말미에 정필주가 쓴 「‘우리’라는 공명의 순간으로 안내하는 정정엽의 인물화」, 『월간미술』 p.147.와 장윤주가 쓴 「분홍이 겹겹 팥죽」, 『동무비평 삼사』 2021. 11. 28 https://review34.kr/112 를 재수록했다.
작가약력

정정엽
 
1962년 전라남도 강진 출생

정정엽은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고 1980년대부터 거대담론과 미시담론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과 예술적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두렁’, ‘갯꽃’, ‘여성미술연구회’, ‘입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1995년 첫 개인전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을 열었으며, 1998년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과 2000년 인사미술공간에서 열린 개인전  ≪봇물≫ 이후 붉은 팥과 곡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워지다≫(아르코미술관, 2006),  ≪벌레≫(갤러리 스케이프, 2016),  ≪조용한 소란≫(서울식물원, 2021)등의 전시를 통해 인간과 공존하는 동식물에 대한 관심과 위기의식을 보여주었다. < 집사람 >시리즈와 < 얼굴풍경 >, < 최초의 만찬 >과 같은 작업으로 꾸준히 동시대 여성들의 삶과 인물에 대한 탐색을 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등에서 열린 국내외 다수의 기획전에 초대받아 참여하였다.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문화체육관광부, 2020)과 ‘제 4회 고암미술상’(이응노의 집, 2018)을 수상한 바 있으며 출판물로 『한국현대미술선 002 정정엽』(헥사곤, 2018)과 『나의 작업실 변천사』(헥사곤, 2018)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2022) 전시전경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2022) 전시전경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2022) 전시전경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2022) 전시전경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2022) 전시전경
 ≪여자는 길을 좋아한다≫(2022) 전시전경